이슈페이퍼 23-09호) 디지털산업에 관한 동상이몽 : 대중과 디지털산업 간 인식 격차 확인

 

 

디지털산업에 관한 동상이몽

: 대중과 디지털산업 간 인식 격차 확인


노재인 연구위원 (jinoh@kinternet.org),한승혜 연구위원 (shhan@kinternet.org)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디지털경제연구원
 

요약
  • ■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산업 분야는 전문화되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 빠른 변화가 디지털 산업과 대중 사이에 인식의 격차를 초래할 수 있음
    • - 기술과 대중 인식 간의 격차는 기술산업에 대한 대중의 불신으로 이어지며, 갈등이 커질수록 산업 발전은 지연되거나 오히려 후퇴하기도 함

 

  • ■ 디지털산업은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이자 미래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이기 때문에, 미래의 긍정적 사회 변화를 위해서는 일반 대중과 산업계의 인식 차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

 

  • ■ 본 연구는 일반 대중과 디지털산업 종사자 간의 인식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McLeod & Chaffee(1973)가 제안한 상호지향모델을 적용하여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인식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단서를 찾고자 하였음

 

  • ■ 연구 결과 두 집단은 모두 디지털산업의 긍정적 기여에 동의했음에도 상호 간 인식에는 차이를 보여 가짜 갈등의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갈등이 더욱 심화하지 않도록 인지 격차 감소의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함
  

 

연구 배경 및 목적

 

  • ■ 일반 대중들은 알파고나 ChatGPT와 같이 눈에 띄는 결과가 있기 전까지 그 발전과정을 인지하기 어려워 기술과 대중 인식 사이의 괴리가 발생할 수 있음

  • ■ 더욱이, 디지털 기술은 그 자체로 전문적이며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른데, 빠른 변화 속도로 인해 사회가 기술 발전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위 ‘문화지체(cultural lag) 현상’이 발생함
    • - 문화지체이론은 기존 제도와 관념, 습관 등 사회적으로 형성되는 비물질 문화가 기술 발전과 함께 형성되는 물질문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현상으로 두 문화 사이의 격차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함(Ogbrun, 1966, as cited in Brinkman & Brinkman, 1997: 612)
    • -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문화지체에 따른 사회 갈등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하며, 비물질문화에는 기존 사회가 지속해왔던 가치관, 규범, 관념, 사회적 상호작용 방식 등을 포괄하므로, 이 중 하나의 갈등 요인을 회피하더라도 또 다른 요인으로 인해 다시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음(황태연 외, 2011)

  • ■ 디지털산업은 미래 경제의 중요한 원동력이기 때문에 성장과 발전이 필수적이지만 사회에서 기술과 대중의 인식 간에 갈등이 점차 커지면 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음

  • ■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디지털산업 종사자들과 일반 대중들의 인지 차이를 통해, 기술 변화와 대중 인식 간의 차이가 존재하는지, 차이가 있다면 어느 정도 있는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는 방안이 무엇인지 등을 논의하고자 함

 

상호지향성 모델

 

  • ■ 상호지향성 모델은 어떤 대상(이슈)에 대한 ‘나의 견해’와 ‘타인의 견해에 대한 나의 추정’이 일치하는 정도를 확인하는 모델로, 하나의 대상(이슈)에 대한 두 집단의 인식 차를 확인할 수 있음(문효진, 2018; 권호중민대환, 2021)

 

  • ■ 상호지향성 모델의 특징은 사람 개개인의 인지보다 상대에 대한 인지적 지향성을 측정하기 때문에, 객관적 일치도(agreement or understanding), 주관적 일치도(congruence), 정확도(accuracy)를 통해 두 집단의 차이를 확인함(McLeod and Chaffee, 1973)
    • - 객관적 일치도는 두 집단의 자기 인식 결과를 토대로 실제 두 집단의 인식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척도로, 집단A가 대상(이슈)를 평가하는 값과 집단B가 대상(이슈)를 평가하는 값을 비교
    • - 주관적 일치도는 개인 스스로 자신의 인식과 상대방의 인식 사이의 유사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개인이 내가 대상(이슈)를 평가하는 값과 개인이 상대가 대상(이슈)를 어느정도로 평가할 것인지 추측한 값을 비교함

  • ■ 정확도는 상대방의 인식과 일치하는 정도로, 개인이 상대방의 응답을 예측한 값과 실제 상대방의 응답을 비교한 값

그림 1 | McLeod & Chaffee(1973)의 상호지향모델




  • ■ 본 모델을 통해 실제로 두 집단 간 인식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인식 격차가 발생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음

연구 방법 

    • ■ 본 연구는 디지털 서비스의 7가지 유형을 토대로 <표 1>과 같이 연구 문제를 구체화하였으며, 디지털 산업의 현황과 향후 변화 방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문항을 구성하고 설문조사를 통해 자료를 수집함

    1 | 설문 문항의 구성



    • ■ 설문조사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19-69세 일반 시민 1,000명과 인터넷을 통해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체 종사자 64명을 대상으로 20221124일부터 1219일까지 진행  

       

      연구결과

       

      • ■ 디지털산업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이고, 일반 대중보다 산업 종사자들의 인식이 더 긍정적인 것으로 확인됨
        • - 일반 대중들의 디지털 서비스 기능별 중요성의 전체 평균은 98점(5점 만점), 디지털 산업 변화 및 발전 방향성 평가 평균은 3.98점(5점 만점)이었음
        • - 산업종사자들의 경우 디지털 서비스 기능별 중요성의 전체 평균은 15점(5점 만점), 디지털 산업 변화 및 발전방향성 평가 평균은 4.27점(5점 만점)임
      • ■ [객관적 일치도] 디지털 서비스의 기능(목적)에 대한 인식과 향후 디지털 산업 방향에 대한 인식에서 두 집단 간 인식 차이가 확인
        • - 디지털 서비스의 기능 중요도에서, 다양한/많은 정보의 제공, 이용자 맞춤 정보 제공, 소셜 네트워크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 새로운 경험 제공의 네 개 항목에서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이용자의 맞춤 정보 제공 항목에서의 객관적 일치도가 가장 낮게 확인
        • - 향후 디지털산업 방향에 대한 질문에서는 디지털산업이 국내 산업 전반에서 지금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에서는 객관적 일치도가 높게 나타났지만,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거나, 기존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견해에서는 서로 입장 차이를 보임

       

      • ■ [주관적 일치도] 일반 대중은 산업종사자들과 자신들의 인식 차이가 클 것으로 예측했으며, 산업종사자들은 일반 대중들이 자신들과 비슷하게 인식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함
        • - 일반 대중들은 산업종사자들이 자신들보다 훨씬 더 긍정적으로 디지털 산업을 평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그 차이도 클 것으로 예상함. 반면, 산업종사자들은 일반 대중들이 자신들과 비슷한 인식을 할 것으로 예측함
        • - 특히 일반 대중들은 향후 디지털 산업의 방향에 대한 물음보다 디지털 서비스와 관련한 문항들에서 인식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하였는데, 현재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사용하는 사람보다 서비스를 만든 사람들이 해당 서비스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중요하게 생각할 것으로 추측하고 있음

       

      • ■ [상호 인식 정확도] 일반 대중과 산업종사자는 디지털 서비스의 기능(목적) 평가 및 향후 디지털산업 방향에서 상대방에 대한 응답 예측이 빗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음
        • - 두 집단의 응답 예측은 상호 간 모두 빗나갔지만, 수치적으로 일반 대중이 산업종사자들보다 더 정확하게 상대방의 인식을 추측함
        • - 또한 일반 대중은 실제보다 산업 종사자들의 인식을 더 긍정적일 것이라고 추측하였고, 반대로 산업종사자들은 이용자들의 인식이 더 부정적일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어 실제 인식 격차는 더 크다는 것이 확인됨

          

        시사점

         

          • ■ 첫째, 두 집단 간 인식 차이는 나타나고 있지만, 두 집단 모두 디지털산업이 향후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어 디지털 산업의 중요성과 향후 성장 및 발전의 필요성은 국민 대부분에게 보편적 인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해석할 수 있음

           

          • ■ 둘째,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볼 때, 디지털 산업 전체를 바라보는 두 집단의 실질적 인지 방향성은 같지만(긍정적으로 인식), 상호 간 인식 차이가 있다고 여기며 ‘가짜 갈등상태가 발생할 수 있음

           

          • ■ 마지막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문화 지체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이며, 향후 디지털 사회로 전환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면 사회 갈등이 더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됨

           

          • ■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인지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상황에 따른 유연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함
            • - 선행연구에서는 변화가 심하고 상황이 위기라고 판단될수록 거시적 관점에서 이용자가 올바르게 현실을 인식하도록 전문가 관점을 중심으로 인지격차를 좁히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있으나(양재찬, 2009), 기업의 생존 측면에서, 대중들의 요구(needs)를 중심으로 인지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함
            • - 따라서, 기술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필요한 경우, 산업과 정부가 함께 적극적으로 국민을 설득해야 하고, 반대로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산업이 이를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며 정부가 이러한 산업계의 노력을 지원해야 함

           

          • ■ 현재의 변화가 증명하듯, 디지털 산업의 변화는 빠르고 예측이 어려울 것이며 인지 격차는 점차 심화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문제를 명확히 알고 상호 이해를 위한 적극적 소통을 실현하면 디지털산업이 더욱 긍정적인 방향으로 성장할 것임

             

            참고문헌

             

            권호중·민대환, “비대면 근무에 대한 인식 비교 후속연구: 근로자와 관리자의 상호지향성”, 한국IT서비스학회보, 제20권 제3호, 2021, 27-40.

            문효진, “한국의 국가평판 인식에 관한 연구: 상호지향성 모델의 주관적 일치도를 중심으로”, The Jornal of the Convergence on Culture Technology, 제5권 제3호, 2019, 93-100.

            양재찬. “경제기사의 뉴스가치에 대한 기자와 수용자의 인식유형과 상호지향성 연구”, 주관성 연구, 제29호 2009, 61-85.

            황태연·이창언·오수길, “디지털 전환 시대의 사회적 갈등조정 및 관리 방안”, 한국비교정부학보, 제25권, 제4호, 2021, 173-198.

            Brinkman, R. L., and Brinkman J. E. “Cultural Lag: Conception and Theory”, International Jornal of Social Economics, Vol.24, No.6, 1997 .609-627.

            McLeod, J. M., and Chaffee, S. H. “Interpersonal Approaches to Communication Research”, American Behavioral Scientist, Vol.16, No.4, 1973, .469-499.

             

               

              [부록] 상호지향성 분석 결과

              표 2 | 디지털산업에 대한 상호지향성 분석 결과